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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객 여정은 트리거부터 시작된다

시크릿하우스 2021. 8. 12. 09:04

 

모든 마케터는 판매 주기가 길어지고 더 많은 콘텐츠에 대한 요구 때문에 현대의 의사 결정 과정이 달라졌음을 모르지 않는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고객 여정 안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충족하려고 노력한다. 마케터뿐만이 아니다. 컨설팅 회사들도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고객 여정’을 탐구하고 이에 관한 자신들의 관점을 발표해 기 업계가 이 변화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를테면, 시리우스디시전 사의 폭포수 모델에서는 고객 여정을 조사(인 바운드·아웃바운드), 마케팅 적격성, 판매 적격성, 구매, 지지자의 5단계로 구분한다. 그 밖의 다른 모델에서는 인지, 고려, 구매, 지지자 단계로 나누기도 한다. 위에 적은 모델들은 그러나 오늘날의 환경을 고려할 때 모두 예외 없이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고객 여정이 브랜드 인지에서 시작한다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맥킨지앤드컴퍼니의 다음과 같은 설명에서도 이 같은 오해가 잘 드러난다. “소비자는 자신이 인지하거나 최근 접점에 노출된 브랜드를 토대로 특정한 브랜드군을 먼저 고려 한다.”

 

하지만 오늘날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특정 브랜드를 인지하기 훨씬 전부터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유한 매체 시대에 거쳤던 경로와는 전혀 다르다. 무한 매체 시대에 마케터들은 소비자의 의사 결정 과정(또는 고객 여정)이 사실상 트리거와 함께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트리거란 ‘뭔가를 바꿔야 한다고 소비자가 문제를 인식한 순간’을 의미한다.

 

트리거: 문제를 인식한 순간

 

새로운 도구를 찾아보라는 상사의 지시, 새로 구매한 멋진 안경을 자랑하려고 친구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게시물 등이 트리거가 된다. 부부 싸움처럼 감정적인 일이 트리거가 되기도 하고, 허기를 느끼는 것과 같은 신체 변화가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 구체적인 계기가 무엇이든 간에 여기서 요점은 모든 고객 여정은 그러한 트리거와 함께 시작한다는 것이다. 트리거 개념은 마케터에게 관점의 전환을 요구한다. 과거에 마케터는 불쑥 끼어들어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방식으로 구매욕을 부추기고 변화를 요구했다면, 콘텍스트 마케팅은 트리거에서 발생한 자연적인 욕망을 활용하고 이 욕망을 충족하도록 안내한다.

 

 

트리거는 고객 여정이 시작되는 기점으로, 필요할 때마다 폈다 접었다 하는 우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비자는 트리거를 기점으로 고객 여정을 진행하고, 자신이 고려하는 사안에 관해 이미 획득한 정보량에 따라 고객 여정 단계 중에 어느 지점으로든 이동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트리거는 고객 여정에 오르는 시발점이 되거나, 아니면 과거에 시작했다가 중단됐던 지점에서부터 여정을 이어나가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차량이 뒤에서 추돌 사고를 일으켜 차량 뒤쪽 펜더가 떨어졌다고 하자. 이때 당신은 먼저 자동차 정비소를 비롯해 사고 경중에 따라 변호사를 알아볼 것이다. 당신은 사고가 나기 전까지 자동차 수리에 관해 고려하지 않았지만 사고가 난 뒤로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된다. 말하자면 추돌 사고가 트리거로 작용해 여기서부터 고객 여정이 시작되고 적어도 하나 이상의 서비스를 구매하게 된다.

 

그런데 사고가 경미해서 아주 조그만 흠집 말고는 차가 멀쩡하다면? 이 경우에는 자동차 정비소나 변호사를 찾는 일에 몰두하지는 않고, 간단히 구글 검색을 하거나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다든지, 아니면 정비소 한두 군데에서 흠집 복원 정보를 알아볼 것이다. 어쨌든 당장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은 유보한다. 하지만 며칠 뒤에 한 정비소에서 이메일을 보내 예상 견적을 알려주면, 그것이 트리거가 돼 고객 여정이 다시 시작되기도 한다.

 

이번엔 처음 시작했던 지점보다 더 나아간 지점에서 고객 여정이 시작된다. 트리거는 고객 여정의 어느 지점에서든 발생할 수 있고, 그 지점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트리거는 여느 트리거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 그리고 대체로 트리거는 다음 두 가지로 나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자.

 

하나는 자연적 트리거로서 자동차 사고 등과 같이 사람들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이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일들 중에 발생한다. 또 하나는 인위적 트리거로서 이는 구매 기록을 보고 기업에서 보낸 이메일, 웹 사이트에 설치된 챗봇, 또는 소셜 미디어에 소비자가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접하는 광고 메시지를 통해 기업이 만들어낸다.

 

오늘날 마케터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고객 여정 안에서 발생하는 자연적 트리거를 파악하고, 그런 트리거로 고객 여정이 시작되면 소비자가 자사의 브랜드를 고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콘텍스트 마케팅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