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중독 4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일관성을 요구하지 말자

정의 중독의 대상은 타인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결국 누군가를 구속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그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상대에게 명확한 잘못이 있다거나 자신이 책임지고 대처해야 하는 경우, 감독 책임이나 지도 책임이란 이름 아래 종종 정당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권력형 갑질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상사나 선배의 입장에서 경험이 부족한 부하 직원이나 신입 사원을 보면, ‘왜 시키는대로 하지 않는 거지?’ ‘내가 신입일 땐 저거보단 잘했는데’ 하고 속이 터질지도 모른다. 만약 상대를 위해 가르쳐 주려던 의도였더라도 ‘난 옳고 넌 틀렸어’라는 사고 회로에 갇히면 그것이 바로 정의 중독 상태이며, 상대방 입장에서 봤을 때..

카테고리 없음 2021.08.02

정의 중독, ‘자기일관성의 원리’라는 함정

인간은 자신이 줄곧 말해 온 것, 해 온 것, 믿어 온 것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껏 남들에게 보인 모습과 모순되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는 근거 없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얽매여 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기일관성의 원리 Self-consistency’라 부른다. 일단 “난 보수다”라고 내뱉어 버리면 보수처럼 행동해야 할 것 같고, “저 사람은 싫어”라고 공언하고 나면 설령 나중에 생각보다 좋은 사람인 것 같아도 본인이 내뱉은 말이 있으니 친해질 수가 없다. ‘자기일관성의 원리’라는 표현에도 재미있는 사실이 숨어 있다. 이 표현 뒤에는 인간 자체가 사실 일관적이지 못하다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인지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 배경을 연구하는 연구자들도 하..

카테고리 없음 2021.07.29

정의 중독, 집단을 지키는 것이 정의다.

포유류 중 꽤 많은 종이 개체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집단을 형성한다. 특히 인간은 그 경향이 뚜렷하며 집단주의를 택하기 쉬운 성질을 지녔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각각의 집단은 툭하면 서로 대립한다. 집단주의는 ‘내가 속한 집단이 계속 집단으로서 유지되는 것이 정의’라고 보며, 그 밖의 윤리관은 전부 옵션으로 치부해버릴 만큼 그 무엇보다 집단을 우선시한다. 이는 집단의 정의를 신봉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의가 있기 때문에 그 집단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집단의 일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안전성과 효율을 높이는 무기가 된다. 때문에 한 집단에 속하고 그 집단의 존속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이다. 집단 구성원에게 정의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존속을 위협하는 무언가에서 집단을 지키는 것이며,..

카테고리 없음 2021.07.28

누군가를 공격할수록 느끼는 황홀감

인간은 본래 자신이 속한 집단 외의 것은 받아들이지 않고 공격하는 습성을 지녔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도파민이다. 우리가 정의 중독에 빠질 때 뇌에서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쾌락과 의욕 등을 관장하며 뇌를 흥분시키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한마디로 기분 좋은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집단을 지키기 위해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 행위를 정의라 생각하고, 사회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로 인식한다. 공격하면 할수록 도파민으로 인해 쾌락을 느끼게 되므로 점점 끊기가 힘들어진다. 자신들이 말하는 정의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을 두고 정의를 위협하는 ‘악인’이라고 비난하며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과연 그럴까..

카테고리 없음 202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