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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중독, 양날의 검이 된 SNS

시크릿하우스 2021. 7. 15. 08:23

유명인이 인터넷이나 SNS를 하는 것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 팬이나 지지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거나 소통하여 더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익 활동으로도 이어진다. 예전에는 언론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의사 표명도 자유로이 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스캔들이 터졌을 때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도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 자주 일어나지만 쉽게 간과하는 단점도 있다. 유명인이나 전문가는 특정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런데 SNS에서는 기자가 아닌 일반인이 흥미 위주의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간혹 거기에 걸려들어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사안에 대해 기본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발언할 때가 있다.

 

또 최신 뉴스나 화제에 대해 언급하거나 지극히 일상적인 일을 SNS에 올렸다가 ‘몰상식하다’ ‘의외로 무식하다’ ‘무례하다’ ‘사람을 무시한다’ 등의 비난을 받을 때도 있다. 심지어 ‘고급 식당에서 밥을 먹더라’ ‘명품을 샀더라’ 등의 댓글을 보고 돈 자랑 한다며 질투 섞인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 도 생겨난다.

 

이 또한 SNS의 보급이 낳은 광경 중 하나가 아닐까? 신문이나 잡지 같은 일방향 미디어만 있던 시대에는 유명인이나 전문가는 자신의 세계 안에서만 노출되었고 그 분야에 대해서만 말하면 충분했다. 다시 말해, 일반 대중에게 공격받을 기회나 위험성도 한정적이었으며 통제하기도 비교적 용이했다.

 

하지만 SNS가 등장하면서 타 분야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다. 또한 팬을 위해 공개한 사생활이나 정보들까지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달되면서, 정의 중독에 빠진 일반인들에게 ‘책잡힐 거리’를 던져 주는 결과로 이어졌다. 무슨 일이 터지면 지금까지 쌓아 온 이미지와 의 갭 때문에 활동에 타격을 입을 우려가 생겼다.

 

상대와의 거리가 좁아지면서 단점이 보이는 현상은 대면 시대의 인간관계에서만 일어나던 것이었다. 알콩달콩 사이가 좋았던 커플도 결혼하면 서로의 흠을 발견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혼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 전형적인 예다. SNS는 서로의 거리를 좁히는 효과는 물론, 자신의 지명도를 팔로워 수를 통해 쉽게 나타낼 수 있는 미디어다. 하지만 팔로워를 늘리려면 개인 정보를 많이 노출해야 한다고 생각해 조바심 내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출산한 연예인 중에는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육아 일기를 공개하기도 하는데, “육아법이 비상식적이다”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팔아 인기를 얻으려 한다” 등의 비난을 받는 경우도 보여 가슴이 아프다.

 

그동안 여성들에게 ‘동경의 대상’ ‘이상적인 엄마’로 인기를 얻었다 하더라도, 글 하나 잘못 올려서 혹은 잘못 올렸단 의식조차 없는 상태에서 정의 중독자들에게 ‘용서해선 안 될 표적’이 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독한 안티팬이 생길지도 모른다. 이는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종의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사활이 걸린 문제다.

 

안티팬 중에는 심각한 정의 중독자들이 있다. 그들은 매일 SNS를 통해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는 유명인을 보며 질투와 미움을 키우고, 자신이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고 굳게 믿어 실제로 흉악한 범죄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_ <정의 중독>에서